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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찔레꽃

















찔레꽃
Multiflora Rose


찔레꽃 이야기는 흘러간 옛 노래부터 먼저 따져본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언덕 우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


1941년 일제 강점기에 나온 이 노래는 광복과 한국동란을 거치면서 

고향을 떠난 수많은 사람들의 향수를 달래는 노래로 유명해졌다.

시작 부분인 ‘찔레꽃 붉게 피는’이란 구절은 식물학자의 눈으로 보면 맞지 않는 표현이다.

원래 찔레꽃은 백옥같이 하얀 꽃이며, 토양조건이나 개체에 따라 연한 분홍색을 띠는 경우가 드물게 있을 뿐이다.


남쪽나라는 통상적으로 남해안을 말한다.

해안 백사장에는 어김없이 붉은 꽃이 피는 해당화가 자랐고 지방명도 찔레다.

작사자가 본 찔레는 해당화였다.

그러나 문학작품이나 노래가사에 등장하는 식물이름이 틀렸는지 맞는지를 따지는 것은 부질없는 노릇이다.

그대로의 분위기를 느끼고 즐기면 그만이다.


찔레꽃은 다른 어떤 나무보다 해맑은 햇살을 좋아한다.

그래서 숲속 그늘의 음침한 곳에서는 잘 만날 수 없다.

숲 가장자리의 양지 바른 돌무더기는 찔레가 가장 즐겨하는 자람 터다.

개울가의 무넘기도 잘 찾아가는 곳이다.


긴 줄기를 이리저리 내밀어 울퉁불퉁한 돌무더기를 포근하게 감싼다.

그런 다음 5월의 따사로운 햇빛을 잘 구슬려 향긋한 꽃내음을 만들어낸다.

다섯 장의 꽃잎을 활짝 펼치고 가운데에 노란 꽃술을 소복이 담아둔다.

꽃의 질박함이 유난히도 흰옷을 즐겨 입던 우리 민족의 정서에도 맞는 토종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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